2010년 1월 10일 일요일

ⓒ 펑펑 울게 만든 영화 2편

눈물의 영화 1위는 '집으로'

눈물의 영화 2위는 '애자'

입니다.

 

'집으로'는 보는 사람을 슬프게 만들어야겠다며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는 없지만, 할머니와 손자가 함께 하는 일상의 장면들 하나하나가 전부 내게는 슬프기만 했다. 할머니가 웃어도, 할머니가 잠을 자도, 손자가 할머니에게 짜증을 내도, 손자가 할머니를 기다려도, 그냥 가만이 둘이 있기만 하여도 그 어느 것 하나 슬프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장면이 없었다. 투정부리는 손자를 한없이 받아주고, 묵묵히 어린 손자를 살핀다. 그런 영화속 할머니를 보면서 난, 옆에 있어도 그리운 할머니가, 정말 언젠가는 계시지 않을 것 같아서 엄습하는 두려움으로 엉엉 울었다. 할머니가 옆에 계셨는데도 울었다. 그 이후로 할머니도, 영화도 두 번 다시 볼 수 없었다. 영화는 다시 볼 수 있어도 이제 할머니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난 아직도 그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애자'는 엄마 때문이다. 엄마가 나온다. 생김이 진짜 우리 엄마를 많이 닮은 김영애가 연기해서 그런지 이 영화 또한 진하게 와 닿았다. '집으로'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던 건 아니다. 슬픈 영화인 것을 알고 보았는데도, 수술을 포기한 엄마와 그 마음을 바꾸려고 설득하려는 딸이 주고 받는 대화에서는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다.

엄마 : 1년 더 살면 1년 만큼 너도 힘들잖아.

딸 : 내가 힘들다고 엄마 보낼 수 없잖아.

평생 잊을 수 없는 엄마와 딸의 대사다. 그 장면만 떠올리면 눈물이 시도때도 없이 쏟아진다. 마치 우리 엄마가 내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만 같다. 이제껏 살면서 엄마가 아빠가 눈물 흘리는 모습을 거의 보지 못했다.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이래서 힘들다, 저래서 힘들다 말로는 많이 하셨지만 결코 눈물 보이는 일은 없으셨다. 분명 자식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물 많이 흘리셨을거다. 그래서 엄마가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얼굴을 보면 너무나 마음이 아플 것 같다. 상상만해도 이렇게 눈물이 나는데, 난 그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또 다시 누눈가를 그리워만 해야하는, 시간이 한참을 지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또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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