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5일 화요일

ⓟ 눈 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소름이 끼치는 장면이 있었고, 잔잔한 감동에 코 끝이 시큰해 지는 장면이 있었다. 난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아버지의 죽음. 눈물 난다.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안타까움이 끌어 오른다. 말리고 싶었다. 남은 사람은 어쩌라고요. 하면서. 그리고 붙들이. 붙들이는 엄마를 떠올리게 만든다. 진짜 우리 엄마와 닮았다. 특유의 밝음으로 주변의 어둠을 일시에 사라지게 만든다. 그렇게 밝다가도 자식에 대한 모정에 눈물 흘리며 가슴 아파하는 엄마의 모습. 가슴 아프지만, 그렇다고 마냥 신세한탄만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한 끊임없이 노력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언니에게 의존하는 것도 실은 붙들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고 노력이다. 그녀에게 무기력이란 없으며 그럴 짬도 없다. 왜 그런 인생을 살아야만 하는가. 왜 그런 인생이 있는 건가. 왜 다들 평온해 지면 안되는 걸까. 붙들이의 인생은 극으로만 넘기기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아픔이 커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아리다. 가만히 붙들이를 안아주고 싶었다. 고생한다며 손을 쓸어 주고 싶었다. 아마도 붙들이의 가슴과 손이 나보다 더 따뜻할 것만 같다. 내가 오히려 붙들이에게서 위로를 받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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