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4일 수요일

ⓓ 지붕뚫고 하이킥의 결말에 관해

MBC드라마 지붕뚫고 하이킥의 시청자 게시판에서 글 하나를 읽었다. ‘지붕킥의 결말과 의미’라는 제목으로 지훈과 세경의 죽음에 대해 작성자 나름의 애정 어린 시각으로 조근조근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마지막 회를 보고 느껴지는 것은 많았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는 안 되더라. 그래도 공감하는 내용이라서 링크를 걸었다.

 

시청자의견 >>> 지붕킥의 결말과 의미-세경과 지훈, 사다리와 성장, 행복과 불행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은 얼마나 복잡하고 한 마디로 규정짓지 어려운 것인지. 많은 이슈가 되었던 지훈과 세경의 감정이 그렇다.

 

저는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지훈이 세경에게 품은 감정을 꼭 사랑이다, 연민이다, 이렇게 규정지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하고요. 지훈은 물론 정음을 사랑하고 연애를 하지만 세경은 지훈에게 삶의 울림을 주고, 자신을 성장시킨 사람입니다. 그 복잡한 감정을 우리는 '사랑'이라면 사랑이라 부를 수도 있겠지요. - 본문중에서 -

 

세경은 지훈에게 삶의 울림을 준 사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세경이가 그걸 의도해서 주었든 아니었든 간에 하여간 지훈은 그 울림을 받았던 모양이다. 그냥 별 감흥 없이 지나쳤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두 사람 성격에 이런 감정이 사랑이었다고 해도 이뤄지긴 어려웠을 것 같다. 아쉬운 여운만 남긴 커플 같으니라고.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결국 우리 삶에서 행복과 불행은 이렇게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딛고 있는 발밑은 무수한 행복과 불행의 모자이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세경과 지훈이 그 주인공이 되어 버렸지만, 그것이 우리의 가슴을 너무 아프게 했지만, 이 시트콤은 결국 이런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 본문중에서 -


나도 이 글을 읽고서야 지붕킥의 결말이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결말은 역시 이 글을 읽고서도 정리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 글이 납득이 가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나 납득이 잘 되는 데서 오는 인생이란 더 큰 주제의 불투명함 때문에. 인생이란 변수가 많고, 허탈한 단면이 있으니 말이다.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인생도, 지붕킥 결말도 좀 아쉽지만, 우린 그저 그 씁쓸한 단면까지도 삶의 한 조각으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댓글 3개:

  1. trackback from: 지붕 뚫고 하이킥 - 126화가 개연성이 부족한 이유
    이 글은 ㅡ,.ㅡ 님께서 2010/03/23 22:36에 남기신 댓글 ( http://dyhan81.textcube.com/2?expandComment=1#comment9381790 )에 대한 답 글입니다. 우선, 이전에 쓴 글 ( http://dyhan81.textcube.com/2 )이 감정적인 단어들을 썼다고 해서 문체가 감정적이라 해서, 이성적이지 않고 논리적이지 않은 글이라고 판단하셨다면 오판이며 선입견입니다. 감정과 논리 전개가 동시에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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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하이킥의 엔딩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개했던 이유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실 드라마인데도 그런 '현실적인' 엔딩이어서 화가 났던 거구나라고요.



    드라마에서 인생의 쌉싸름함을 느낀 것이 사람들에게는 참 불에 데인 것과 같은 일이었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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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Filia - 2010/04/04 19:19
    장르가 시트콤이었다는 것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시트콤을 기대했는데, 보는 사람을 너무 극에 빠져들게 만들었어요. 가슴 찡한 멜로 드라마처럼 느껴지도록요. 게다가 Filia 님 의견처럼 인생의 쌉싸름한까지 강하게 한 방 터뜨리는 바람에... ^^ 사람들이 지붕킥을 너무너무 애정했던 거죠. 아 끝나버려서 너무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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